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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뒤로 가는 풍경

잡념이 넘칠 때, 미싱 앞에 앉는다.

페달을 밟으면 그림은 뒤로 밀리고

나는 바늘구멍을 통과해서 

시간을 등진 그림 위에 올라탄다.

두툼하게 엉킨 기억들이 손에 잡히고,

바람을 두드리는 풍금 소리에 맞춰서

지나간 순간을 쥐었다, 놓았다,

반복한다.

시간을 관통하는 사이에

맺힌 것들은 새로운 길을 찾고,

나는 숨통이 트인다.

 

이야기가 없는 인생은 없다.

천천히 거꾸로 돌려서

멈춘 시간 속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다. 

흔들어 깨워 숲으로 데려오면 

다시 넉넉한 산책이 시작된다.

 ㅡ김보라씀

<풀이 자라던 자리_그림 위를 달리는 재봉틀 소리>

 

- 김보라 초대전

 

 

2022.4.27.수요일 _ 5.20.금요일

관람 시간 : 12_17시-예약후 관람( 월요일, 화요일 휴관 )

갤러리 아트세빈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 229

Tel.070-8800-4946

주차는 북한산 국립공원 주차장 이용 바랍니다. (유료)

 

갤러리 아트세빈은 4월 27일부터 김보라 작가의 초대전을 시작합니다.

 

김보라 작가는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이 그려진 종이나 천 위에 재봉질로 드로잉을 하는 작업을 합니다.

회화와 실의 하모니로 새로운 미감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사람 좋고 친화력 좋은 그녀는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그곳에 녹아들었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작품 소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현재는 과거와 연결이 되어있고 지금의 나는 미래의 과거이지요. 그녀의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미래의 우리에게 주는 선물과 같습니다.

 

재봉틀의 소리가 드르륵 울릴 때마다 한 점 한 점이 연결되며 선이 그려지고

내면에 쌓여 있던 시간들이 소환됩니다. 개인의 서사가 영화가 되어 영사기가 돌아가듯이 펼쳐집니다.

공간에 대한 기억들이 성북동 풍금소리,  한강 신기루, 오조리 연가 등

시간에 대한 기억들이 새벽달, 노을, 등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 엉키면 오래된 소년, 빨래에 관한 인상, 풀이 자라던 자리 등의 작품이 됩니다.

기억의 흐름에 따른 풍경을 드로잉 하여 그곳의 공간과 시간의 여정을 느끼는 아름다운 회화입니다.

때로는 편집된 기억이 스스로 낯설어 지기도 합니다. 익숙했던 그 곳과 그 시간이 새로움으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 포착되고 작가는 바늘구멍으로 그 인연을 놓치지 않습니다.

한 순간을 깊이 기억하면 작가의 섬세한 마음으로 소멸된 시간들을 다시 불러 올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지금, 어느 한부분도 놓치지 않고 경외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유한 조형 언어에 매료되는 시간으로 초대 합니다